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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기 베라와 미키 맨틀의 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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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8개의 홈런, 10개의 우승 반지, 하나의 무공 훈장.

 

요기 베라는 뉴욕 양키스와 계약한 이듬해(1944) 해군에 입대했고, D-Day에 참가했다.

 

소형 로켓 지원정의 기관총사수였던 베라의 임무는 오마하와 유타 해안의 270미터 앞까지 침투해 독일군 진지에 기관총을 퍼부어 육상으로 진격하는 보병들의 길을 터주는 것이었다.

 

미 해병대와 공수부대는 노르망디에 상륙하기 위해 큰 희생을 치렀다. 육상에 올라간 후로는 구름 아래로 날아오는 모든 비행기를 사격하라는 명령을 받았는데, 베라의 부대가 격추한 비행기는 아군이었다. 다행히 조종사는 죽지 않았다.

 

베라는 19448월 드라군 작전에 참가했다가 왼 손에 총상을 입었다. 전투 중 부상이었기 때문에 퍼플 하트 훈장의 대상자가 됐지만, 베라는 신청서를 쓰지 않았다. 자신이 부상을 당했다는 전보가 고향에 도착하면, 어머니가 너무 많이 걱정하실 거라는 게 이유였다.

 

베라는 2015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훈장을 받지 않았는데, 작전 중 사망한 동료들에 대한 미안함 때문이었다. 노르망디 해안에서 둥둥 떠다니는 시신들을 직접 건져 올렸던 일을 평생 잊지 못한 그는, 훈장 신청을 끝까지 거절했고, 유족과 양키스 팬들의 노력으로 사후에 수여됐다.

 

군에서 2년을 보내고 양키스로 돌아온 베라는 최고의 포수가 됐다. 그리고 5년 후평생의 단짝을 만났다. 6살 어린 미키 맨틀이었다(베라 1925년생, 맨틀 1961년생).

 

맨틀은 베이브 루스(3) 루 게릭(4) 조 디마지오(5)에서 이어지는 6번이 부담스럽다고 해 7번을 달았는데, 8번은 베라였다. 양키스의 6번은 여러 선수들이 돌려쓰다가 조 토레 감독이 달게 됐고, 6번도 영구결번이 됐다.

 

 

피자를 어떻게 잘라줄까라는 말에 "8개는 배부르니 4개로 해주시오"라고 했을 만큼 재치 있는 언변을 자랑한 베라는 경기 중에도 쉴 새 없이 떠들었다.

 

1958년 월드시리즈에서 만난 행크 애런(밀워키 브레이브스)에게는 "상표가 보이게 방망이를 제대로 잡아야지"라면서 구시렁거려, 과묵하기로 유명한 애런이 화낸 일도 있었다.

 

베라는 마스크를 쓰고는 상대 타자와, 1루에 나가서는 상대 팀 1루수와 떠드느라 정신이 없었다. 베라가 1루에 있을 때 건 히트앤드런은 신기할 정도로 무조건 실패했다. 사인을 받은 베라의 입이 얼어붙기 때문이었다. '조용한 베라'는 작전이 걸렸다는 신호였다. 케이시 스텡걸 감독은 이를 알게 된 후 베라가 있을 때는 작전을 걸지 않았다. 은퇴 무렵 베라는 좌익수로 많이 나섰는데, 그러자 본인 뒤에 있는 관중들과 떠들었다.

 

베라의 수다는 동료들의 긴장감을 풀어주는 마법의 통치약이었다.

 

어느 날 맨틀은 더블헤더 경기에서 6타석 연속 삼진을 당하고 들어와 화풀이를 했다. 그러자 베라가 다가와 '왜 그렇게 긴장했냐'고 물었다. 맨틀이 '긴장하지 않았다'고 답하자 베라가 이렇게 말했다.

 

"긴장 안 했다면서 창피하게시리 사타구니 보호대를 왜 바지 위에 차고 있는 거야?"

 

맨틀은 깜짝 놀라 아래를 내려다봤다. 거짓말이었다. 맨틀의 난동으로 긴장감이 흘렀던 덕아웃에서는 폭소가 터졌고, 황당한 표정으로 베라를 본 맨틀은 다음 타석에서 안타를 때려냈다.

 

베라 못지 않게 맨틀도 베라를 놀렸다. 맨틀은 자주 베라에게, 멀리서 날아오는 공을 잡아야 하는 중견수가 어렵지, 포수는 아무나 다할 수 있다고 했다. 공은 투수가 던지는 것이지, 포수가 사인 내는 건 식은 죽 먹기라며 베라를 긁었다.

 

어느 날 베라는 맨틀에게 그렇다면 네가 직접 사인을 내라고 했다. 중견수인 맨틀이 차려 자세로 서 있으면 패스트볼, 몸을 구부리면 변화구를 던지면 된다는 게 베라의 아이디어였다.

 

양키스의 에이스인 화이티 포드는 맨틀의 사인에 따라 공을 던졌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맨틀이 너무 신경이 쓰이고 피곤하다며 베라에게 사과했다.

 

베라는 타석에 선 타자의 자세와 눈빛만 보고도 타자가 무슨 공을 노리고 있는지 간파하는 능력이 귀신같았다. 1956년 월드시리즈 최초이자 포스트시즌 최초로 퍼펙트게임을 달성한 돈 라슨은 베라의 사인에 한 번도 고개를 젓지 않았다.

 

둘은 티격태격했지만 서로가 서로를 존중했다. 맨틀은 베라를 최고의 포수로, 베라는 맨틀을 최고의 타자로 인정했다. 특히 베라는 맨틀이 커리어를 시작하자마자 부상을 당해 건강한 몸으로 뛴 적이 없었던 부분을 안타까워했다.

 

둘은 맨틀이 입단한 1951년부터 베라의 마지막 월드시리즈인 1963년까지, 12번 출전해 7번을 우승했다. 우승 반지 숫자는 베라가 10, 맨틀이 7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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