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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올스타전의 시작과 사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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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KBO리그도 별들의 축제인 올스타전이 열렸습니다.

매년 초여름 즈음 야구 시즌의 전반기가 끝나고 후반기가 시작되기 전에 열리는 올스타전. 그래서 가을의 포스트 시즌과 월드시리즈를 '가을의 고전(Fall Classic)'이라고 부르는데 기인해 올스타전을 '한여름의 고전(Midsummer Classic)'이라는 애칭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미국 MLB 올스타전도 어제 15일 끝났습니다.

 

메이저리그의 첫 번째 올스타전에 열린 것은 1933년이었습니다.
처음엔 단발 이벤트성 행사였습니다.
1929년부터 시작된 미국 대공황의 여파로 야구장 관중도 급감하자, 당시 시카고 트리뷴의 스포츠 부장이었던 아치 워드(Arch Ward)가 시카고 만국박람회 기간에 맞춰 각 리그의 최고 스타들을 한자리에 모아 흥행을 유도하자는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당시 미국 경제 대공황은 끔찍했고, MLB도 그대로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1933년 메이저리그 관중 수는 608만9031 명으로 1918년 1차대전 전쟁으로 일찍 끝나버린 시즌 이래 최저 관중이었습니다. 
1929년에 25개나 되던 마이너리그 팀도 1933년에는 14개로 줄었습니다. 대공황의 충격은 상당히 오래갔고, 1935년 꼴찌이던 세인트루이스 브라운스 같은 팀은 1년 관중이 8만992명에 불과, 게임당 1,000명을 간신히 넘기는 정도였으니까요.

 

그 와중에 내놓은 올스타전이라는 생소한 아이디어도 사실 흥행이 될지 긴가민가했습니다. 그런데 당시 시카고에서 만국박람회가 열리며 사람들이 몰린데다, 코미스키파크에 스타들이 다 집합한 이 경기가 팬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면서 그후 연례 행사로 자리 잡았습니다.
1962년 제정된 올스타전 MVP에게 주는 상을 한동안 올스타전 아이디어를 내놓은 '아치 워드 상'이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첫 올스타 출전 선수는 팬들의 투표와 양 팀 감독 존 맥그로와 코니 맥이 의견을 절충해 선발했습니다. 
그리고 첫 올스타전의 영웅은 다름 아닌 베이브 루스였습니다. 루스는 올스타전 최초의 2점짜리 홈런을 터뜨렸고, 신기의 수비까지 선보이며 AL의 4-2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스타로 빛난 루스는 영원한 영웅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면 올스타전의 역사가 된 명장면들을 몇 가지 살펴볼까요?

- 1934년 칼 허벨의 전설적인 5연속 탈삼진: 통산 253승에 260번의 완투를 기록한 '대투수' 칼 허벨이 선발로 나서 2회까지 당대 최고의 타자 5명을 연속으로 삼진 처리했습니다. 그 타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베이브 루스, 루 게릭, 지미 팍스, 알 시몬스, 조 크로닌으로, 모두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레전드 중에 레전드들이었습니다. 이들 5명의 타자가 친 홈런만 총 2,168개입니다. 
지금까지도 올스타전 역사상 가장 압도적인 퍼포먼스로 꼽힙니다.

 

 

- 2001년 칼 립켄 주니어의 고별 무대: 2,632경기 연속 출전 기록의 '철인' 칼 립켄 주니어가 은퇴를 앞두고 마지막으로 출전한 올스타전입니다. 저도 직접 취재 갔었는데, 시애틀에서 열린 이 경기에서 그는 팬투표 선발 3루수로 뽑혔습니다. 그런데 당시 유격수였던 알렉스 로드리게스가 경기가 시작되자 대선배 립켄에게 '마지막으로 원래 포지션인 유격수를 보시라'며 자리를 바꿔준 순간은 지금도 눈앞에 생생히 떠오르는 감동의 장면이었습니다. 


그런데 립켄은 이 경기에서 홈런을 치며 MVP도 차지했는데, 그 상대 투수가 바로 박찬호였습니다. 현지에서는 박찬호의 은퇴하는 대스타를 예우한 장면이라는 기사들도 나왔습니다.
그날 올스타전 마치고 박찬호와 식사를 하며 하이 패스트볼을 가볍게 던졌는지 물었더니 빙긋이 미소만 짓던 기억이 납니다.

 

- 1970년 피트 로즈의 '홈 충돌': 평소 허슬플레이로 유명한 피트 로즈는 축제 분위기인 올스타전에서도 똑같이 '전력 질주'였습니다. 그런데 연장 12회말 결승 득점을 위해 홈으로 쇄도하다 몸을 날리며 포수 레이 포세와 크게 충돌했는데, 이 사고로 포세는 어깨를 크게 다쳐 이후 선수 생활을 제대로 이어가지 못하고 은퇴했습니다. 야구 축제에서 보기 드문 격렬한 승부욕이었고, 당시는 정규 시즌 경기에서는 포수와의 충돌이 당연시 되던 시절이지만, 젊은 올스타 포수에게는 비극적 사건이었습니다.

 

- 마이크 트라웃의 올스타전 MVP 2연패: 트라웃은 2014년과 2015년 올스타전에서 MVP를 연속 수상했습니다. 2015년에는 1회 선두타자 홈런을 터뜨리는 등 활약으로 역대 최초 2년 연속 올스타전 MVP라는 기록을 썼습니다.

 

- 2013년 마리아노 리베라의 마지막 등판: 자신의 마지막 올스타전에서 등판한 리베라를 위해 뉴욕 메츠 홈구장 시티필드에는 그의 등장곡인 메탈리카의 'Enter Sandman'이 울려 퍼졌습니다. 그가 마운드에 오르는 동안 팬들은 물론이고 상대 팀 선수들을 포함해 모든 선수가 더그아웃에서 나와 기립박수를 보낸 장면은 야구의 존경심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순간이었습니다.

 

- 올스타전은 아니었지만 1934년에는 야구가 아시아에 확실하게 접목되는 사건도 벌어졌습니다. 코니 맥 감독이 MLB 올스타들을 이끌고 일본을 방문한 것입니다.
 베이브 루스와 레프티 고메스, 챨리 게링거, 지미 폭스 등의 당대 최고 스타들을 이끌고 일본을 찾아 무려 17번의 경기를 펼쳤습니다. 루스는 4할8리에 13홈런을 터뜨리며 일본 열도를 야구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습니다. 그리고 2년 후에 일본에는 첫 프로야구 리그가 창설됩니다.

1933년 단발 행사로 기획됐던 올스타전은 그렇게 한여름의 야구 축제로 자리 잡으면서, 1945년 2차대전과 2020년 코로나 사태로 딱 두 번을 제외하고는 매년 7월 MLB 팬들을 열광시킵니다. 
올해는 미국 독립 250주년을 맞아, 1776년 7월 8일 미국 독립선언문이 처음으로 대중에게 낭독될 때 사람들을 불러 모으기 위해 울렸던 종으로 알려진 '자유의 종(Liberty Bell)'이 있는 필라델피아에서 지난 주말부터 각종 행사와 함께 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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