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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야구, 17년 만에 WBC 8강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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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야구 대표팀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8강에 진출한 한국 야구 대표팀이 오늘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습니다. 류지현 감독이 지휘한 한국 대표팀은 지난 14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론디포 파크에서 열린 2026 WBC 준준결승에서 도미니카 공화국에 0-10으로 져 탈락했습니다. 비록 8강전 결과는 좋지 못했지만, 우리나라는 2009년 준우승 이후 17년 만에 대회 8강에 진출하는 성과를 냈는데요.

 

2026 WBC 한국 대표팀의 경기들을 하나씩 정리해보겠습니다.

 

3월 5일 : 체코(1패) 4-11 대한민국(1승)

© 문보경

 

한국은 2026 WBC 조별 리그 C조 첫 경기에서 체코 대표팀을 상대로 11-4 대승을 거뒀습니다. 한국은 1회말 선두타자 김도영의 볼넷과 이정후의 안타, 안현민의 볼넷으로 만든 1사 만루 찬스에서 문보경의 만루 홈런으로 경기 초반부터 크게 앞서 갔습니다(0-4). 이어 2회말 저마이 존스의 땅볼 타점과 3회말 셰이 위트컴의 솔로 홈런으로 점수 차를 벌렸습니다(0-6). 물론 체코도 순순히 물러나진 않았습니다.

 

5회초 테린 바브라가 스리런 홈런을 터뜨린 것이죠(3-6). 하지만 한국은 5회말 위트컴의 투런 홈런으로 다시 간격을 넓혔습니다(3-8). 이후 7회말 문보경의 적시타와 김혜성의 땅볼타점으로 두 자릿수 득점을 완성했고, 8회말 존스의 홈런으로 한 점을 더 보탰습니다(3-11). 체코는 9회초 한 점을 만회한 것에 만족해야 했죠(4-11). 이날 한국 타선은 홈런 4방 포함 11득점을 몰아치는 집중력을 발휘했습니다. 

 

많은 야구 팬들이 알고 계신 것처럼 체코는 야구의 변방국입니다. 대부분이 본업이 따로 있고 야구를 병행하는 선수들로 구성되어 있죠. 하지만 체코는 2023년 사상 첫 WBC 본선 진출을 기점으로 빠르게 유럽의 강호로 자리매김했고, 자국 리그 <엑스트라리가>도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나라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체코전 승리를 두고 당연히 이겨야 할 경기를 이겼다고 폄하할 이유가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이날 승리는 한국이 WBC 조별 리그 첫 경기에서 17년 만에 거둔 승리이기도 했습니다. 한국 대표팀은 2006년 초대 대회 4강 진출, 2009년 대회 준우승을 기록한 후 2013, 2017, 2023년 대회 모두 1라운드에서 탈락했는데요. 1라운드에서 탈락한 앞선 세 차례의 공통점은 1라운드 첫 경기에서 패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날 승리는 1차전 징크스를 털어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었습니다.

 

3월 7일 : 대한민국(1승1패) 6-8 일본(2승)

© 이정후

 

한국 대표팀은 조별 리그 2차전 일본과 경기에서 6-8로 패했습니다. 한국은 1회말 선두타자 김도영, 자마이 존스, 이정후의 3연속 안타로 가볍게 선취점을 올렸습니다. 이후 안현민과 위트컴이 삼진과 내야뜬공으로 물러났지만, 문보경이 2타점 2루타를 터뜨리며 3점 차 리드를 잡았습니다(3-0). 일본도 1회말 스즈키의 투런 홈런으로 추격에 나섰고, 3회말 오타니의 솔로 홈런으로 동점을 만들었습니다(3-3).

 

그리고 스즈키와 요시다의 백투백 홈런으로 역전에 성공했죠(3-5). 하지만 한국은 4회초 공격에서 김혜성의 투런 홈런으로 동점을 만들었습니다(5-5). 이후 7회초까지 팽팽한 균형이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일본은 7회말 스즈키의 밀어내기 볼넷과 요시다의 2타점 적시타로 점수 차를 벌렸습니다. 한국도 8회초 김주원의 적시타로 추격에 나섰지만, 추가점을 만들어내지 못하면서 그대로 경기가 끝났습니다.

 

비록 접전 끝에 패했지만 한국은 2023년 WBC 우승팀인 일본을 상대로 경기가 끝날 때까지 손에 땀을 쥐는 승부를 펼쳤습니다. 그러면서 3년 전 대회보다 한 단계 성장한 경기력을 보여준 부분은 소기에 성과였습니다. 특히 문보경을 필두로 한 한국의 젋은 타자들이 강력한 일본의 투수진을 상대로 6득점이나 기록하면서 타선의 세대 교체가 완벽하게 이루어졌다는 것을 증명한 점이 고무적이었습니다.

 

3월 8일 : 대만(2승2패) 5-4 대한민국(1승2패)

© 김도영

 

한국 대표팀은 조별 리그 3차전에서 승부치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대만에 4-5로 덜미를 잡히며 8강 진출이 불투명해졌습니다. 일본전에서 보여준 경기력을 고려했을 때 예상치 못한 결과였죠. 경기 내내 엎치락뒤치락하는 접전에 펼쳐졌는데요. 한국은 2회초 장위청에게 솔로 홈런을 맞으며 선취점을 내줬지만(1-0), 5회말 무사 1, 3루에서 위트컴의 병살타 때 안현민이 홈을 밟으면서 동점을 만들었습니다(1-1).

 

대만은 6회초 선두타자 정쭝저의 솔로 홈런으로 역전에 성공했으나(2-1), 한국도 6회말 김도영의 투런 홈런으로 다시 점수를 뒤집었습니다(2-3). 한국은 대만의 스튜어트 페어차일드가 8회초 투런 홈런을 터뜨리면서 위기에 몰렸는데요(4-3). 하지만 김도영이 8회말 우중간을 가르는 적시 2루타를 터뜨리며 동점을 만들었습니다(4-4). 이후 양팀 모두 추가 득점에 실패하면서 경기는 승부치기로 이어졌습니다.

 

한국은 연장 10회초 수비에서 선두타자 린자정의 희생번트 때 1루수 위트컴이 3루를 향하던 승부치기 주자 천제센을 잡으려다가 실패하면서 무사 1, 3루 위기를 맞이했습니다. 이어 후속타자 장쿤위의 스퀴즈번트 때 천제센이 홈을 밟으면서 리드를 내줬습니다(5-4). 한국은 10회말 공격에서 선두타자 김형준의 희생번트로 1사 3루를 만들었지만, 김혜성의 1루 땅볼 때 3루 주자 김주원이 홈에서 아웃됩니다.

 

이후 야수선택으로 1루를 밟은 김혜성이 2루 도루에 성공하며 득점권 찬스를 이어갔으나 김도영이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나면서 그대로 경기가 끝났습니다. 조별 리그 1승 2패가 된 한국은 다음날(9일) 호주와 조별 리그 최종전을 남겨두고 있었는데요. 한국은 '경우의 수'를 뚫고 8강에 진출하기 위해선 호주전에서 2실점 이하를 하면서 최소 5점 차 이상으로 승리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됐습니다.

 

3월 9일 : 대한민국(2승2패) 7-2 호주(2승2패)

© 대한민국 대표팀

 

하지만 불가능은 없었습니다. 한국은 호주와 조별 리그 최종전에서 7-2으로 승리하며 극적으로 WBC 8강 결선 리그에 진출했습니다. 이날 승리로 조별 리그 2승 2패를 기록한 한국은 대만, 호주와 동률을 이뤘으나 최소 실점률(한국 0.1228, 대만과 호주 0.1296)에서 앞서며 일본(3승)에 이어 조 2위로 8강에 올랐습니다. 한국이 WBC 조별 리그를 통과한 것은 2009년 대회 준우승 이후 17년 만이었습니다.

 

한국은 2회초 문보경의 투런 홈런으로 선취점을 올렸습니다(2-0). 그런데 초반부터 악재가 터졌습니다. 선발 투수로 나선 손주영이 팔꿈치에 통증을 느껴 2회말에 교체된 것이죠. 하지만 두 번째 투수로 급하게 마운드에 오른 대표팀의 최고참 노경은이 2회말과 3회말을 각각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급한 불을 껐고, 그사이 타선이 3회초 이정후와 문보경의 적시 2루타 두 방으로 점수 차를 벌렸습니다(4-0).

 

그리고 5회초 문보경의 적시타로 마침내 8강 진출 조건이었던 5점 차를 채웠습니다. 한국은 6회초 김도영의 적시타로 다시 달아났지만(6-1), 경기 막판 위기도 있었습니다. 8회말 바자나의 적시타로 호주가 점수 차를 4점으로 좁힌 것이죠(6-2). 하지만 한국은 9회초 안현민의 희생플라이로 다시 간격을 넓힌 후 우익수 이정후의 호수비에 힘입어 9회말을 무실점으로 지키고 마이애미행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3월 14일 : 대한민국(패) 0-10 도미니카 공화국(승)

© 류현진

 

한국은 8강전에서 도미니카 공화국(이하 도미니카)을 상대로 힘 한 번 써보지 못한 채 고개를 숙였습니다. 이날 한국은 도미니카에 7회 0-10 콜드게임 패를 당했는데요. 마운드는 2회와 3회에만 대거 7실점하며 경기 초반의 흐름을 완전히 내줬고, 타선은 상대 선발 산체스의 구위에 눌려 한 점도 뽑아내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결국 7회말 웰스에게 끝내기 스리런 홈런을 맞고 콜드게임 패배를 당했습니다. 

 

2009년 이후 17년 만에 어렵게 밟은 8강 무대였지만, 도미니카 공화국의 막강한 타선과 마운드를 넘지 못하면서 세계 무대의 높은 벽을 느낀 경기였죠. 하지만 그와는 별개로 얻은 것도 정말 많은 대회였습니다. 가장 고무적인 점은 역시 17년 만에 WBC 8강 진출에 성공하면서 이번 야구 대표팀에 참가한 젊은 선수들에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는 걸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의 숙제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계기가 됐습니다. 먼저 한국은 패스트볼 평균 구속에서 91.6마일(약 146.5km/h)로 20개 국가 중 18위에 그쳤습니다. 체격 차를 이유로 들기엔 같은 아시아 국가인 일본(152.1km/h), 대만(150.5km/h)과도 많은 격차가 있었습니다. 한편, 타선도 도미니카 선발 산체스의 평균 95.2마일(153km/h) 싱커에 대처하지 못하면서 '빠른 변형 패스트볼'에 약점을 드러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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