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과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
© 2026년 월드베이스볼 클래식 로고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orld Baseball Classic 이하 WBC)이란 세계 야구 소프트볼 연맹(WBSC)과 메이저리그 베이스볼(MLB) 및 메이저리그 선수협회(MLBPA)가 주관하는 국제 야구 대회입니다.
WBC 이전에도 국가대표팀 간의 국제 야구 선수권 대회가 있긴 했습니다. 국제 야구 연맹(IBAF)이 주관하는 야구 월드컵이 1938년부터 2011년까지 38회 개최됐고, 하계 올림픽에선 1912년부터 간헐적으로 경기 종목으로 채택되다가 1992년부터 공식 메달 종목으로 인정받았습니다. 하지만 올림픽과 야구 월드컵은 대부분의 역사 동안 아마추어 선수만 참가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과 일본 등 최상위 프로야구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은 참가할 수 없었죠.
두 대회 모두 1990년대 들어 아마추어 참가 규정을 폐지하고 프로 선수들의 참가를 허용했지만,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참여는 미미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상위 프로야구 선수들이 참가하는 대회를 개최하자는 아이디어는 1990년대 중반부터 진지하게 논의되어 왔습니다. 이 무렵, MLB 사무국도 야구의 세계화와 수익 증대를 목표로 자신들이 주관하는 독자적인 대회 설립을 구상하고 있었는데요. 다만, 대회의 모양새를 갖추기 위해선 MLBPA와 IBAF의 협조가 필요했습니다.
그러나 2005년 5월 11일, 오랜 협상 끝에 수익 배분 및 보험 가입 문제 그리고 도핑 검사 등의 쟁점에서 마침내 합의가 이뤄지면서 MLB 커미셔너 버드 셀릭과 MLBPA 회장 도널드 페어는 WBC 창설을 공식 발표합니다. MLB와 MLBPA가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주식회사(이하 WBCI)를 설립해 대회를 운영하고, IBAF가 이를 지원하는 형태로 2006년 3월에 제1회 WBC 대회를 개최한다는 내용이었죠.
이러한 MLB 사무국의 WBC 창설에 대해 당초 한국프로야구(KBO)와 일본프로야구(NPB)는 일방적인 발표라며 대회 참가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2005년 7월 야구가 올림픽 정식 종목에서 제외되는 사태가 벌어지면서 야구계에 위기감이 감도는 가운데, WBCI가 대회 수익 배분 개선 및 제1회 대회 운영위 참여 등의 조건을 제시하면서 한국과 일본 모두 대회 참가로 선회합니다. 그리고 2006년 초대 WBC의 대성공은 곧 2009년 제2회 WBC의 개최로 이어졌습니다.
한편, 야구의 올림픽 정식 종목 제외는 특히 IBAF에 치명적이었습니다. 이는 국제 야구계에서 IBAF의 입지가 크게 줄어들고 그만큼 MLB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결국 IBAF는 2011년말 세계야구 정기총회에서 야구 월드컵을 폐지하고, WBC가 정식 세계 선수권 대회임을 공인하기에 이릅니다. 이후 2013년 IBAF는 국제 소프트볼 연맹과 합병하여 WBSC를 창설했습니다.
이후 WBC는 2013년 3회 대회부터 WBCI와 WBSC의 공동 주관 하에 예선 도입 및 참가국 확대 등이 성공적으로 추진되었고, 지금에 이르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대표팀의 역대 WBC 성적
© 2006년 WBC 2라운드에서 일본 대표팀을 꺾은 대한민국 대표팀
2006년 WBC 초대 대회 당시 대한민국 대표팀은 야구 변방으로 여겨졌습니다. 불과 3년 전이었던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의 아시아 예선인 2003년 아시아 야구 선수권 대회에서 김재박 감독이 이끄는 야구 대표팀이 대만과 일본에 연달아 패하며 탈락하는 '삿포로 참사'가 일어났었고,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으로 K리그의 인기가 높아진 것의 반작용으로 KBO리그의 인기는 바닥을 치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대회 성적에 대한 기대치도 그다지 높지 않았죠.
하지만 절치부심한 대한민국 대표팀은 WBC 초대 대회에서 일본 대표팀을 상대로 2승, 미국 대표팀을 상대로 1승을 포함해 2라운드까지 파죽의 6연승을 달리며 세계 야구계에 강한 인상을 남깁니다. 비록 준결승에서 2번이나 승리를 거뒀던 일본에게 석패를 당하며 결승 진출엔 실패했지만, 대회 최고 승률(6승 1패)을 기록합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전승 금메달을 차하며 한국 야구는 전성기로 가는 전성기로 가는 발판을 만들었습니다.

© 2009 WBC 한일전 후 꽂은 태극기
2006년 WBC 초대 대회의 선전과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의 금메달로 당시 한국 야구는 그야말로 전성기를 맞이했고, 이에 힘입어 KBO리그 역시 최다 관중수를 연일 갱신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기세는 2009년 제2회 WBC 대회에서도 이어졌습니다. 대한민국 대표팀은 1라운드에서 3승 1패, 2라운드에서 3승 1패를 기록하며 준결승에 진출했습니다. 그리고 준결승에서 추신수의 선제 3점 홈런에 힘입어 베네수엘라를 10-2로 대파하고 결승전에 진출합니다.
비록 결승전에선 연장 10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일본 대표팀에 3-5로 패하며 준우승에 그쳤으나, 역대 대한민국 대표팀 중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한 대회였습니다.
2013, 2017, 2023년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 2023 WBC 대한민국 대표팀
그러나 대한민국 대표팀은 이후 2013, 2017, 2023년 3개 대회 연속 1라운드조차 통과하지 못하는 최악의 성적을 거두며 자존심을 구겼습니다. 그리고 국제 대회에서의 부진으로 지난 수 년간 KBO리그는 흥행과는 별개로 질적 저하 논란에 휩싸여야 했습니다. 따라서 여론 반전을 위해선 이번 대회에서 최소 2라운드 진출을 확보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놓여있습니다. 대한민국 대표팀이 2026년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에서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를 기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