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이드 & 클레이튼
클라이드(Clyde) 톰보는 1906년 일리노이주의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났다.
클레이튼(Clayton) 커쇼는 1988년 미국에서 손꼽히는 부촌 중 하나인 텍사스주 하이랜드 파크에서 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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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보는 일찌감치 별과 사랑에 빠졌다. 하지만 대학 진학을 기대할 형편이 아니었다. 망원경을 살 돈이 없었던 그는 버려진 농기구와 자동차 부품으로 직접 망원경을 만들었다. 독학으로 공부를 해 가며 렌즈와 반사경을 직접 깎아 정밀도를 높였다.
커쇼는 일찌감치 야구와 사랑에 빠졌다. 9살 때 야구를 시작해 지역 최고의 고교 투수가 됐다. 커쇼는 대학의 장학금 제안을 받았지만 진학을 포기했다. 아버지와 이혼한 후 커쇼가 10살 때부터 생계를 홀로 책임진 어머니를 하루 빨리 돕고 싶어서였다.
12살 때 커쇼는 “엄마, 우리 부자지? 그런데 여기(하이랜드 파크) 사는 사람들만큼 부자는 아닌 거지?”라고 물었다. 커쇼의 집에는 다른 집들에 있는 수영장이나 테니스 코트가 없었다. 어머니는 동네에서 가장 낡은 자동차를 몰고 커쇼를 야구장에 데려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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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8년 톰보는 자신이 관찰한 화성과 목성의 스케치를 애리조나 로웰 천문대로 보냈다. 정밀함에 깜짝 놀란 책임자는 그를 보조 연구원으로 채용했다.
1930년 톰보는 200만 개 이상의 별의 변화를 일일이 대조해 가며 쌍둥이자리 부근에서 움직이는 작은 점 하나를 찾아냈다. 명왕성이었다.
톰보가 태어난지 100년이 되던 해이자, 명왕성이 행성의 지위를 잃고 왜행성으로 격하된 해이며, 명왕성 탐사를 위해 뉴 호라이즌스호가 발사된 해인 2006년. 커쇼는 350만 달러의 입단 보너스를 받고 다저스에 입단했다. 그리고 어머니에게 230만 달러짜리 저택을 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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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에 톰보가 세상을 떠나고 18년이 지난 2015년. 마침내 뉴 호라이즌스호는 명왕성을 근접 통과했다. 뉴 호라이즌스호에는 톰보의 유골이 실려져 있었다.
뉴 호라이즌스가 찍은 고화질 사진에는 명왕성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하트 모양의 얼룩이 있었다. 지금까지 발견된 우주에서 가장 큰 하트(?)에는 ‘톰보의 영역’(Tombaugh Regio)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톰보의 유골이 명왕성을 스쳐 지나간 그 해. 커쇼는 투수에게는 공상의 영역인 300탈삼진을 달성했다. 다저스 투수로는 1966년 샌디 코팩스 이후 처음이자, 코팩스에 이어 두 번째였다. 사이영 상을 따내도 손색이 없는 시즌이었지만, 제이크 아리에타(시카고 컵스)와 팀 동료 잭 그레인키의 대활약에 밀려 3위에 그쳤다. 커쇼는 이때 사이영 상을 따냈다면 통산 4번의 수상이 역대 5번째가 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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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보와 커쇼는 핏줄을 공유하고 있다. 클라이드 톰보는, 커쇼의 친할머니인 헬렌 톰보의 오빠였다. 놀랍게도 커쇼는 어렸을 때 뉴멕시코주에 있는 톰보의 집을 놀러가곤 했다.
커쇼는 톰보를 만난 것에 대해 “그분의 집에 가면 뒷마당에 항상 망원경이 있었어요. 저에게 별과 행성에 대해 설명해 주시는 것을 정말 좋아하셨거든요”라고 회상했다. 하지만 톰보가 명왕성을 발견한 위대한 과학자임은 전혀 몰랐고, 그냥 별을 좋아하는 친절한 할아버지 정도로 알고 있었다.
한때 커쇼는 지구 최강의 투수였다. 외계인과 문명을 건 단판 승부가 있다면 선발은 커쇼였을 것이다. (아, 포스트시즌에서 많이 약했기 때문에 반대하는 사람이 많았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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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동이었던 커쇼는 14살 때 앨런을 만났다. 앨런은 커쇼의 처음이자 마지막 여자친구였다. 커쇼는 앨런과 결혼했고, 다섯 아이를 둔 아빠가 됐다.
얼마전 마크 데로사 미국 WBC 대표팀 감독은 지난해 세 번째 우승 반지를 얻는 것으로 18년 커리어를 끝낸 커쇼에게 전화를 걸어 대표팀에 합류할 생각이 있냐고 물었다.
처음엔 코치를 맡아 달라고 하는 줄 알았던 커쇼는 흔쾌히 동의했고, 다시 공을 던지기 시작했다. 결승에서 오타니와 대결하면 어떻겠냐는 질문에 “아이고, 그러면 큰일나죠. 오타니를 상대하는 미국 팀의 투수는 제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고 했다. 커쇼는 지구 대표는 아니지만, 미국 대표로 대회에 참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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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보의 유골 1온스(28그램)가 담긴 캡슐에는 다음과 같은 글귀가 새겨져 있었다.
“미국인 클라이드 톰보 여기에 눕다. 그는 명왕성과 태양계의 세 번째 영역을 발견했다”
훗날 쿠퍼스타운에 걸릴 커쇼의 동판에도 ‘21세기 가장 위대한 좌완’이라는 글귀가 새겨질 것이다.
명왕성이 행성의 지위를 잃은 것처럼, 위대한 투수 커쇼의 모습은 더 이상 볼 수 없게 됐다. 하지만 명왕성이 태양계 안에서 열심히 공전하는 것처럼, 커쇼가 남긴 위대한 업적 또한 메이저리그의 역사에 영원히 남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