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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중계권, 왜 3년짜리 ‘브릿지 딜’을 택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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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1월 19일, MLB 사무국은 향후 2026~2028 시즌을 대상으로 하는 새로운 3년짜리 미디어권 계약을 발표했다. 기존 ESPN 단독 체제에서 ESPN·NBC·넷플릭스로 권리를 나누고, 계약 기간도 파격적으로 짧게 설정한 것이 핵심이다. 이 계약은 단순히 중계 파트너가 바뀌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구체적인 내용과 그 배경을 살펴보자.

 

ESPN: MLB.TV와 ‘평일 경기 패키지’ 확보

ESPN은 이번 계약을 통해 MLB.TV(비지정 지역 경기 스트리밍 서비스) 판매 및 배포 권리를 얻었다. 2026년부터 팬들은 ESPN 앱을 통해 MLB.TV를 구매하고 시청할 수 있게 된다. 또한 ESPN은 시즌 중 평일 밤 30경기 패키지를 독점 중계하며, 메모리얼 데이와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첫 경기도 ESPN에서 방송된다. 다만 ESPN은 기존의 ‘선데이 나이트 베이스볼’과 포스트시즌 경기 및 홈런더비 중계권을 NBC와 넷플릭스에 내줬다.

이번 계약으로 ESPN이 지불하는 금액은 연 5억 5,000만 달러로 유지됐지만, ESPN은 6개 팀의 지역내 스트리밍 권리와 MLB.TV 매출을 병합해 직관적 수익 구조를 강화할 수 있다. ESPN 측은 “지역과 국가 단위 모두에서 야구를 보여줄 수 있는 팬 친화적인 협약”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ESPN이 기존 케이블 채널 중심에서 스트리밍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NBC와 피콕: 일요일 밤 야구와 와일드카드 라운드 재등장

NBC유니버설은 이번에 새로이 일요일 밤 야구(Sunday Night Baseball), 일요일 레드오프(Sunday Leadoff), 그리고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시리즈 전체를 중계하는 권리를 확보했다. 이는 2000년 이후 NBC가 MLB 정규경기를 정기적으로 편성하는 첫 사례다. NBC는 자회사 피콕(스트리밍)과 NBCSN(새 케이블 채널)을 통해 일요일 오후 경기와 프라임타임 개막전을 동시에 송출한다.

이 계약의 가치는 연 2억 달러로 알려졌다. NBC는 NFL·NBA와 더불어 야구까지 일요일 프라임타임에 배치함으로써 365일 스포츠 중심 채널을 완성하려 한다. 특히 2026년 아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LA 다저스 개막전을 방송하며 야구 팬층을 다시 끌어들일 계획이다.

넷플릭스: 홈런더비와 ‘특별 이벤트’ 중계로 본격 진출

가장 이목을 끄는 변화는 넷플릭스의 등장이다. 넷플릭스는 홈런더비, 개막 전야 ‘오프닝 나이트’, 그리고 특별 이벤트 경기(필드 오브 드림즈 경기·세계야구클래식 일본전) 중계를 맡게 됐다. 2026년 개막전에서는 뉴욕 양키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경기를 전 세계에 스트리밍한다. 넷플릭스는 ‘The Turnaround’, ‘The Comeback’ 등 야구 다큐멘터리로 호평을 받은 이후, 이번 계약을 통해 첫 라이브 스포츠 중계에 진출한다.

넷플릭스가 지불하는 연간 금액은 5,000만 달러로 비교적 적지만, 글로벌 가입자를 기반으로 젊은 시청층을 MLB로 끌어들이는 효과가 기대된다. 넷플릭스는 각 시즌마다 홈런더비 외에도 스페셜 이벤트 한 경기를 중계해 야구를 문화적 이벤트로 포지셔닝하려 한다.

왜 3년짜리 단기 계약인가?

이번 중계권 계약은 3년(2026~2028)으로, NBA(11년), NFL(11년) 등 타 종목에 비해 매우 짧다. 이 짧은 계약에는 전략이 숨어 있다. 2029년에는 폭스(Fox)가 보유한 월드시리즈 및 토요일 경기권, TNT Sports가 보유한 리그 챔피언십·디비전 시리즈 중계권 등이 모두 만료된다. 즉 2029년부터 MLB는 모든 전국 중계권과 지역 내 중계권을 한꺼번에 시장에 내놓을 수 있게 된다.

보드룸(Boardroom)은 MLB가 이번 계약을 “브릿지 딜”로 설계해, 2029년 대형 협상에서 최대한의 협상력을 확보하려 한다고 분석한다. ESPN이 올해 초 기존 계약을 조기 종료한 것도 이번 재편의 촉발점이 됐다. ESPN은 기존 ‘선데이 나이트 베이스볼’ 중계료 5억5,000만 달러가 과하다며 재협상을 요구했고, MLB는 NBC와 넷플릭스를 포함하는 분산형 모델을 제안해 타결에 이르렀다.

 

재정적 효과: 기존보다 감소하나, 포트폴리오 다변화

CNBC에 따르면, ESPN이 지불하던 일요일 패키지 5억5,000만 달러 대신 NBC에서 들어오는 금액은 약 2억5,000만 달러로, 3억 달러가량 감소한다. 대신 ESPN은 MLB.TV 판매권과 평일 경기 패키지에 5억5,000만 달러를 지불해 전체 계약 규모가 연 7억5,000만~8억 달러 수준으로 유지된다. MLB는 이번 계약으로 다양한 플랫폼에서 팬 접점을 늘리고, 케이블 시청률 감소에 대비한 스트리밍 중심 모델을 시험할 수 있게 됐다.

향후 전망: 2029년 대형 입찰 전초전

이번 3년 계약은 MLB가 스트리밍과 전통 방송 사이에서 균형을 시험하는 전초전이다. ESPN은 MLB.TV와 일부 팀의 지역 내 디지털 권리까지 확보해 지역 중계의 국가적 통합 가능성을 엿보이게 한다. NBC는 NFL·NBA에 이어 야구까지 ‘일요일 프라임타임 스포츠’ 포트폴리오를 완성하며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넷플릭스는 대규모 이벤트를 통해 스포츠 시장에 본격 진입한다.

결국 2029년에는 MLB가 모든 중계권을 한꺼번에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다. 이는 지역 스포츠 네트워크(RSN) 계약 체계를 재편하고,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과 협력할 수 있는 혁신적 모델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번 3년 계약은 수익 극대화보다 미래를 위한 시험대로 볼 수 있다. MLB는 여전히 폭스·TBS·애플TV+ 등 기존 파트너와 계약을 유지하며 안정적인 수입을 지키고 있지만, 2029년 협상을 통해 미국 프로스포츠 시장에서 가장 유연한 중계권 구조를 만들어낼지를 주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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