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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우 쿠어스필드 완봉승과 오카와 난투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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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완봉승을 생각하면 병현이에게 가장 고맙죠. 그리고 본즈와의 승부는 고대하던 대결이었습니다."

 

지난 2005년 9월 24일 (미국시간) 한국시간으로는 9월 25일 콜로라도 로키스의 홈구장인 쿠어스필드(Coors Field (덴버))에서는 내셔널리그 서부조 로키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일전이 열렸습니다.
그리고 이날 경기는 홈팀 로키스의 6-0 완승으로 끝났는데, 특히 해발 1600미터 고지 쿠어스필드에서는 좀처럼 보기 드문 완봉승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그 주인공은 바로 우완 투수 김선우였습니다.

당시 로키스는 전력이 좀 떨어지는 팀이었습니다.
자이언츠도 리그 정상급의 성적은 아니었지만 멤버는 아주 화려했습니다.
우선 리그 최고의 거포였던 배리 본즈(Barry Bonds)가 4번 타자에 버티고 있었고, 발빠른 랜디 윈과 올스타 유격수 오마 비스켈이 테이블 세터를 구축했습니다.
단단한 좌타자 J.T. 스노우가 3번, 통산 332홈런의 모세스 알루가 5번 타자, 그리고 레이 더램과 페드로 펠리스가 2루와 3루수로 뒤를 이었습니다.
그 시즌 본즈가 부상 결장과 41세의 나이로 약간 하향세이긴 했지만 여전히 26홈런을 쳤고, 더램도 26홈런, 펠리스와 알루가 각각 22홈런 등 베테랑들의 위력이 여전한 라인업이었습니다.
특히 장소는 홈런 공장인 쿠어스필드였습니다.

 

결론부터 밝히면 김선우는 9이닝을 혼자 던지며 3피안타 1볼넷 탈삼진 3개와 함께 무실점으로 완봉승을 거둡니다. 투구수는 101개, 그 중 스트라이크 66개였습니다.

 

역시 본즈와의 대결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습니다.
김선우 해설위원인 3일 통화에서 "그 전에 몬트리올 시절 본즈를 만났을 때 홈런 2개를 맞은 기억에 특히 고의 볼넷도 내줬던 게 자존심이 상했었다. 다시 만나기를 고대하고 있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게임 플랜은 간단했다. 일단 본즈 앞에 절대 주자를 내주지 않은 후에 무조건 정면 승부를 펼친다는 것이었다"라고 밝혔습니다.

 

1회초를 삼자범퇴로 마친 김선우는 2회초 선두 타자로 나온 본즈의 타이밍을 완전히 빼앗으며 힘없는 유격수 뜬공으로 첫 대결을 마쳤습니다.
자신의 첫 타석이던 3회말 땅볼 타구로 3루에 있던 로우리를 불러들여 선제 결승타점까지 올린 김선우는 5회초에도 본즈를 선두 타자로 만났습니다.
투스트라이크를 먼저 잡은 김선우는 3구째 바로 150km 속구로 승부에 들어갔고, 본즈가 잘 때린 공은 중견수 프리맨에 잡혔습니다.
그리고 7회초 2,3번 타자를 간단히 처리한 후 이날 3번째로 본즈를 만난 김선우는 볼카운트 3-1으로 몰리기도 했지만 물러서지 않는 승부로 2루 땅볼을 끌어내며 3번의 승부를 모두 틀어막았습니다.

 

김선우는 "홈런 맞아도 승부하겠다는 각오였다. 그런데 나중에 그 경기 영상을 다시 볼 기회가 있었는데, 구속보다는 공의 움직임이 상당히 좋았고, 빠른 승부로 타자들의 타이밍을 잘 빼았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당시 본즈가 무릎 통증으로 원정 경기에 결장하기도 했었다는데, 아마 쿠어스필드니까 홈런을 의식해 왔었던 기억이 있는데, 잘 막아서 기분이 좋았다."고 했습니다.

 

위기가 아예 없었던 건 아닙니다.
3회초에는 선두 펠리스에게 2루타를 맞았는데, 이어 자이언츠 포수 마테니의 중견수 뜬공 때 펠리스가 3루로 뛰다가 프리맨의 호송구에 잡혔습니다.
특히 8회말에는 알루와 더램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무사 주자 1·2루의 위기가 왔지만 펠리스 삼진, 마테니 땅볼, 대타 린든 땅볼로 실점 없이 막아냈습니다.

 

김선우 위원은 "크게 위기가 있었다는 느낌은 없었다. 밸런스가 아주 좋았고, 내 공에 자신이 있었다. 당시 병현이랑 함께 생활을 했는데, 내게 정말 많은 공을 들였다. 캐치볼을 할 때나 훈련할 때나 '형이 좋았을 때의 투구 동작은 지금과 달랐다'며 많은 조언을 해줬다. 그 당시가 MLB 생활 동안 투구 밸런스가 가장 좋았던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김선우는 그 경기까지 개인 최다인 5연승을 거두는 뛰어난 성적을 거뒀습니다. MLB 통산 13승 중에 그 시즌 로키스에서 6승을 거뒀습니다.
김선우는 그날 그 경기를 자신의 MLB 생애 최고의 경기로 꼽았습니다. 김선우의 최고 경기였을 뿐 아니라 2005시즌 로키스의 유일한 홈 완봉승이기도 했습니다.

 

'투수들의 무덤'으로 불리는 쿠어스필드에서 완봉승을 했다는 건 정말 대단한 일입니다.
덴버 외곽의 공항에 내리면 일단 하늘이 아주 가깝게 느껴집니다. 예민한 사람은 해발 1600미터의 고지에서 잠을 잘 못 이루기도 합니다. 박찬호 선수도 덴버에 가면 숙면을 취하지 못했던 기억도 납니다.
공기 밀도가 해수면 대비 낮아 공기 저항이 약 16 % 정도 감소한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공의 비거리는 5~10% 정도 늘어납니다. 그런 타자의 구장에서 팀의 시즌 유일한 완봉승을 거둔 것입니다.

 

김선우 위원과 옛 이야기를 하다가 일본인 투수 오카 토모카즈와의 난투극 사건도 떠올랐습니다.
보스턴 트리플A 시절 이야기인데 김선우는 그 생각만 하면 미안한 마음이 먼저라고 했습니다.
그저 젊은 시절 혈기를 참지 못한 두 청년이 벌인 몸싸움이었고, 그 때문에 두 선수 모두 구단에서 5일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습니다. 둘은 곧바로 서로 사과하고 화해하며 뒤끝 없이 풀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싸움이 벌어지고 바로 며칠 후 오카의 부모님이 찾아오신 겁니다. 오카의 얼굴에는 여전히 상처가 남아있었고, 김선우는 어머님께 너무 죄송했던 기억이 잊히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1998년 만 스물에 메이저리그 도전장을 던진 김선우는 보스턴- 몬트리올- 콜로라도- 워싱턴 등을 거치며 10년간 메이저에서 13승 13패, 마이너에서 75승 56패의 성적을 거뒀습니다.
그리고 2008년 귀국해 두산 베어스 멤버로 3년 연속 10승+에 2011시즌에는 16승 7패로 맹활약하기도 했습니다.
한국과 미국 프로야구에서 통산 145승 115패를 기록한 김선우는 은퇴 후 수준 높은 내용을 전달하는 해설위원으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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