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란 라이언을 넘어설 현역 투수는 과연 존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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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란 라이언은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위대한 투수 중 한 명이자, 통산 5,714개의 탈삼진을 기록한 전설적인 파워 피처다. 이 기록은 한 시즌 300탈삼진을 기록해도 19년이 걸릴 정도로 경이로운 수치이며, 3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이 기록에 근접한 투수조차 나타나지 않았다. 메이저리그에서 무려 27시즌을 소화한 그는 어떻게 오랜 선수 생활을 유지할 수 있었던 걸까?
그 비결은 탁월한 허리와 하체의 유연성 및 내구성에 있었다. 키킹 동작 시 높은 다리 들기와 자연스러운 체인 메커니즘이 강한 어깨 힘과 결합해 장기적인 부상 없이 구위를 유지할 수 있었다. 이는 평균적인 체격(188cm)임에도 불구하고 5,386이닝(통산 5위)을 소화하며 7차례 노히트 노런을 달성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다.
현대의 파워 피처들이 구속 하락 후 컨트롤 위주로 전환하는 것과 달리, 라이언은 20년 넘게 최고 수준의 구위를 유지했다. 이는 철저한 자기 관리와 생체역학적 효율성이 결합된 결과로 평가된다. 야구계에서는 그의 투구 스타일과 내구성을 동시에 갖춘 선수를 찾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본다. 은퇴 직전인 46세에도 시속 158km/h의 강속구를 던질 만큼 장수한 그는 ‘금강불괴’의 상징이 됐다.
물론 단점도 있었다. 그는 뛰어난 구위와 이닝 소화력을 지녔지만, 제구력의 아쉬움으로 인해 통산 볼넷 2,795개라는 역대 최다 기록도 남겼다. 누적 성적으로는 fWAR 106.74(역대 6위)로 현대 야구의 정상급 투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으나, 단 한 번도 사이 영 상을 수상하지 못했다. 당시 승수와 평균자책점이 중시되던 환경에서 약팀 소속이었던 라이언은 높은 실점률과 낮은 승률로 인해 상대적으로 돋보이지 못했다. (예를 들어 1973년, 짐 파머가 22승과 2.40의 평균자책점으로 사이 영 상을 차지할 당시, 라이언은 21승과 2.87의 평균자책점으로 밀려 2위에 머물렀다.)
이렇듯 경이로운 업적을 남긴 놀란 라이언의 탈삼진 기록을 넘어설 수 있는 현역 메이저리거가 있을까? 100% 확신할 수는 없지만, 이 기록은 앞으로 영원히 깨지지 않을 불멸의 기록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5,000탈삼진은 커녕, 통산 4,000탈삼진을 달성하는 투수조차 나올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
4,000탈삼진의 가능성
먼저, 현역 투수 가운데 탈삼진 1,2위를 기록 중인 저스틴 벌랜더(3,416개)와 맥스 슈어저(3,407개)를 살펴보자. 각각 41세와 40세로 선수 생활의 끝이 머지않은 그들에게 4,000탈삼진 달성은 현실적으로 극히 어려운 목표다. 벌랜더의 경우 584개의 추가 탈삼진을 기록하려면 매년 150탈삼진을 기록한다고 가정했을 때 44세까지 4시즌을 소화해야 한다.
하지만 2010년대 이후 40대 투수가 150탈삼진 이상을 기록한 사례는 더 이상 찾기 힘들어졌다. 벌랜더는 2023년 27경기 162⅓이닝 144탈삼진, 2024년 90⅓이닝 74탈삼진을 기록하며 이닝 소화력과 K/9 비율이 감소하는 추세다. 2024년 여러 부상에 시달린 슈어저도 마찬가지다. 탈삼진 능력은 여전히 뛰어나지만, 부상 리스크가 높은 상황에서 많은 기회를 장담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34세로 비교적 젊은 게릿 콜(2024년 기준 2,251탈삼진)은 어떨까? 가능성은 극히 낮지만, 이론적인 희망은 남아 있다. 그는 1,749개의 추가 탈삼진이 필요하며, 연평균 200탈삼진을 기록한다고 가정하면 9시즌이 소요되어 42세까지 투구해야 한다. 이는 현대 메이저리그에서 선발 투수의 평균 은퇴 연령(35~37세)을 훌쩍 넘는 도전이다.
콜은 2018~2023년(단축 시즌 2020년 제외) 연평균 264.8탈삼진을 기록하며 압도적인 페이스를 보였으나, 2024년 팔꿈치 부상으로 인한 이닝 감소 및 구속 하락 가능성이 불확실성을 키운다. 또한, 최근 MLB의 트렌드는 선발 투수의 평균 이닝을 줄이고 있어 장기적인 누적 기록을 쌓기에 불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20대 투수 중 가장 압도적인 탈삼진 능력을 보여준 스펜서 스트라이더(2024년 기준 495탈삼진)는 어떨까? 만 26세의 젊은 나이 및 2022년 13.81의 K/9, 2023년 13.55의 K/9이라는 압도적 기록을 고려하면 가능성이 있어 보이지만, 문제는 부상이다. 183cm로 선발투수치고는 작은 키를 가진 그는 강속구 위주의 피칭 스타일로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였으나, 2024년 토미 존 수술을 받으며 내구성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이는 많은 이닝을 던지기 어렵다는 문제로 직결된다.
만약 그가 피칭 패턴을 다채롭게 바꾸고 철저한 부상 관리를 한다면, 3,000탈삼진 진입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4,000탈삼진을 달성하려면 250탈삼진 시즌을 14번 기록해야 하므로, 완벽한 자기 관리가 이루어진다 해도 쉽지 않은 목표다.
불멸의 기록, 놀란 라이언의 탈삼진
결론적으로 현대 야구에서 압도적인 누적 탈삼진 기록을 쌓는 것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구속 혁명 일어난 현 메이저리그에서 투수들의 부상 위험성은 점점 높아지고 꾸준하게 성적을 내는 선수들을 찾기가 힘들어졌다. 설령 부상이 없다고 해도 점차 선발투수들의 소화 이닝은 줄어들고 있다. 예전처럼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 못한다면 삼진 수가 자연스럽게 줄어들 수밖에 없고 ‘선발투수 필수 6이닝 투구’와 같은 새로운 제도의 도입 없이는 한 시즌 200이닝 투수도 보기가 힘들어질 전망이다.
최근 10년간(단축 시즌 제외) MLB 탈삼진 1위의 평균 기록은 280.4개였다. 이 정도 수치를 14시즌 이상 유지해야 4,000탈삼진이 가능하다. 2021년 이후 최근 4년으로 범위를 좁히면 평균 탈삼진 수치는 253.5개로 감소했고, 2024년 MLB 탈삼진 1위를 기록한 타릭 스쿠발의 탈삼진 개수는 겨우 228개였다. AI·의학 기술 발전으로 투수 수명이 혁명적으로 늘어나지 않는 한 당장은 놀란 라이언의 기록을 꿈꾸기 어려운 이유다. 라이언의 5,714K는 신화적 기록으로 남을 것이며 시대로 초월한 투수로 영원히 회자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