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가을 에이스 매디슨 범가너
2006년 메이저리그 드래프트. 3순위 지명권을 가진 탬파베이는 팀 린스컴을 고려하고 있었다.
사실 탬파베이가 가장 뽑고 싶은 선수는 3루수 에반 롱고리아였다. 하지만 롱고리아는 2순위 콜로라도가 데려갈 것이 확실해 보였다.
드래프트 당일. 파란이 일어났다. 1순위 캔자스시티가 예상을 깨고 최대어 앤드류 밀러가 아닌 드래프트 재수생 루크 호체이버를 지명한 것이었다. 콜로라도 또한 그렉 레이놀즈를 선택하면서 롱고리아는 넝쿨째 탬파베이로 굴러들어갔다.
콜로라도는 또 다른 팀에게 큰 선물을 줬다. 처음부터 린스컴이 1지망이었던 샌프란시스코는 콜로라도가 롱고리아를 데려가지 않은 덕분에 10순위로 린스컴을 뽑을 수 있었다.
2010년 린스컴은 로이 할러데이와 두 번, 클리프 리와 두 번의 선발 맞대결이 포함된 PS 6경기에서 4승1패 1홀드 2.43을 기록하고 56년 만의 월드시리즈 우승의 주역이 됐다. 2012년에는 불펜투수로서 13이닝 1실점으로 또 한 번 결정적인 활약을 했다.
린스컴을 뽑고 1년 후인 2007년 드래프트. 이번에도 샌프란시스코는 10순위 지명권을 가지고 있었다. 현지에서는 샌프란시스코가 팀의 오랜 고민인 포수를 해결하기 위해 '마스크를 쓴 마크 테세이라'로 불린 맷 위터스를 택할 것으로 예상했다.
고교 좌완인 매디슨 범가너를 데려갈 팀으로는 20순위의 다저스를 지목했다. 범가너의 에이전트가 큰 돈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2006년에 커쇼를 선택했으며, 고교 투수라면 껌뻑 죽는 다저스라면, 범가너에게 큰 돈을 쓸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드래프트 당일. 5순위 볼티모어가 위터스를 일찌감치 데려간 후, 샌프란시스코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페드로 펠리스를 대체할 수 있는 대학 3루수 보 밀스로 보였다. 하지만 브라이언 세비언 단장은 범가너라는 놀라운 선택을 했다.

2014년. 린스컴과 맷 케인으로부터 에이스의 자리를 물려 받은 범가너는 역사상 가장 완벽한 가을을 만든 한 명이 됐다(자니 쿠에토가 얼어붙었던 PNC파크 단판 승부에서 태연하게 완봉승을 따낸 모습은 월드시리즈의 예고편이었다).
만약 샌프란시스코가 범가너가 아닌 위터스를 지명하게 됐다면 어땠을까. 적어도 그 이듬해인 2008년 드래프트에서 샌프란시스코가 버스터 포지를 5순위로 뽑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그 해 포지를 목표로 하고 있었던 샌프란시스코의 회의실은 1순위 탬파베이가 팀 베컴, 2순위 피츠버그가 페드로 알바레스를 뽑은 후 캔자스시티가 3순위로 에릭 호스머를 지명하자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4순위 볼티모어는 이미 1년 전에 위터스라는 포수를 뽑았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볼티모어가 선택한 선수는 좌완 브라이언 매터스였다.
2014년 월드시리즈에서 캔자스시티의 불펜 3대장(켈빈 에레라-웨이드 데이비스-그렉 홀랜드)은 14.2이닝 2자책으로 제몫을 다했다. 그러나 샌프란시스코에는 나머지 11명의 투수들이 40이닝 26실점(ERA 5.85)을 기록하는 동안 혼자서 21이닝을 1실점으로 막아낸 범가너(ERA 0.43)가 있었다.
다른 샌프란시스코 선발들이 5경기에서 기록한 성적은 16.1이닝 18실점(ERA 9.92)으로, 캔자스시티는 범가너 한 명에게 진 시리즈나 다름없었다. 캔자스시티는 범가너와 포지가 선보인 변화무쌍한 볼 배합에 당했다.
카우프만스타디움에서 있었던 8월9일 경기에서 캔자스시티는 범가너에게 8이닝 4실점 3자책 완투패를 안겼다. 그러나 월드시리즈에서 만난 범가너는 두 달 전의 그가 아니었다.
다저스와의 정규시즌 마지막 3연전. 범가너는 브루스 보치 감독을 찾아가 자신이 커쇼와 붙겠다고 했다. 하지만 보치는 "더 중요한 날이 올 것"이라며 돌려보냈다.
5차전에서 117개의 공을 던진 후 이틀을 쉬고 나선 월드시리즈 7차전. 5회에 올라와 3이닝을 36개의 공으로 막아낸 범가너는 8회에 또 올라왔다. 9회에도 또 올라왔다. 그 과정에서 샌프란시스코에서 몸을 풀고 있는 투수는 없었다. 2사 3루의 동점 위기에서조차 샌프란시스코의 불펜에는 아무도 없었다.
보치 감독이 이를 통해 범가너에게 건넨 말은 '이것은 너의 게임이다'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