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월드시리즈 끝내기 홈런
프레디 프리먼은 열 살 때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어머니 로즈마리는 흑색종으로 오랫동안 투병했다. 어머니의 고통을 기억하는 프리먼은 지금도 피부암 예방과 어머니를 기리기 위해 긴 슬리브를 고집하고 있다.
아버지 프레드는 공인회계사(CPA)였다. 아버지는 세 아들을 홀로 키웠다. 아버지는 야구를 좋아하는 막내를 위해 시간이 날 때마다 공을 던져줬다.
오렌지카운티 출신인 프리먼은 에인절스타디움과 10분 거리에서 에인절스 팬으로 자랐다. 고등학교 졸업반이었을 때 애틀랜타의 2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같은 해 애틀랜타가 1라운드에서 지명한 제이슨 헤이워드와는 평생의 친구가 됐다.
회계 법인을 운영하고 있었던 아버지는 프리먼에게 야구 선수의 길은 너무 힘들다며 대학에 가서 회계학을 전공하라고 했다.
드래프트를 받은 당일 새벽 2시. 프리먼은 아버지에게 한 가지 약속을 했다. 4년 내로 메이저리그 승격이 되지 않으면 야구를 포기하고 대학에 가겠다는 것. 프리먼이 승격 통보를 받은 시점은 아버지와 약속을 하고 3년 3개월이 지났을 때였다.
2014년 프리먼은 4년차 시작을 앞두고 애틀랜타와 8년 계약을 했다. 3년을 기다리면 FA가 될 수 있었지만, 자신을 각별하게 챙겨주는 치퍼 존스의 뒤를 이어 애틀랜타의 간판이 되고 싶었다.
하지만 애틀랜타는 프리먼이 계약하자마자 리빌딩에 돌입했다. 크렉 킴브럴 등 많은 선수들을 정리하며 파이어세일을 시작했다. 프리먼도 1루수가 필요한 휴스턴으로 트레이드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프리먼이 소문을 듣고 코포렐라 단장을 찾아갔을 때, 코포렐라 단장은 이렇게 말했다. "내 오른 팔을 내주는 일이 있어라도 널 다른 팀으로 보내는 일은 없을 것이다."

2020년 프리먼은 내셔널리그 MVP가 됐다. 다저스와 월드시리즈 진출권을 다툰 NLCS에서도 7경기 2홈런 6타점의 눈부신 활약을 했다. 하지만 애틀랜타는 3승1패 후 3연패를 당해 무키 베츠가 이끈 다저스에게 무릎을 꿇었다.
이듬해 디비전시리즈 4차전. 프리먼은 3-3으로 맞선 8회말에 밀워키 조시 헤이더를 상대로 시리즈 결승 홈런을 때려냈다. 좌타자의 악몽인 헤이더가 좌타자에게 슬라이더를 던졌다가 홈런을 맞은 건 2019년 코디 벨린저 이후 처음이었다.
2021년 애틀랜타는 26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디비전시리즈는 작 피더슨, NLCS는 에디 로사리오, 월드시리즈는 호르헤 솔레어의 활약이 빛났지만, 프리먼은 모든 시리즈에서 좋은 활약을 했다.
2021년을 마지막으로 8년 계약이 끝났을 때, 프리먼은 애틀랜타에 남고 싶었다. 하지만 애틀랜타는 끝까지 5년을 고수했고, 프리먼은 6년을 제안한 다저스를 택했다. 연로한 아버지를 보살피기 위해 고향에 가서 살고 싶다는 의지도 강했다.
2024년 월드시리즈 1차전. 발목과 손가락, 갈비뼈 등 온몸이 아팠던 프리먼은 10회말 2사 만루에서 끝내기 홈런을 때려냈다. 1903년에 시작한 월드시리즈에서 끝내기 만루홈런이 나온 건 처음이었다.
이듬해인 2025년 월드시리즈 3차전. 프리먼은 18회말에 끝내기 홈런을 날려 6시간39분의 승부를 끝냈다. 월드시리즈에서 두 개의 끝내기 홈런을 친 타자는 프리먼이 최초였다.
2026년 다저스는 내셔널리그 최초의 월드시리즈 3연패에 도전하고 있다. 하지만 팀의 간판인 오타니가 흔들리고 있고, 타선은 침묵하고 있다.
통산 20번의 끝내기가 데이빗 오티스(23회)에 이은 와일드카드 시대 2위인 프리먼은 과연 가을의 사나이이자 검증된 클러치 히터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