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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이치로에서 오타니로 이어지다

bigtr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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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02 05:43:50

한동안 스즈키 이치로는 한국 팬들 사이에서 별명이 '입치료'였다이치로를 맞힌 배영수는 열사가 됐다.

 

한국에서 난리가 났던 건, 이치로가 한국을 타깃으로 <앞으로 30년 동안 이길 수 있다는 엄두를 못 내도록 만들어 줄 것>이라고 한 발언 때문이었다.

 

하지만 실제로 한국을 지칭하는 말은 없었고, 상대에 대한 저격이라기보다 대회에 임하는 각오를 밝힌 것에 불과했다. 물론 1라운드에서 일본과 대적할 수 있는 팀은 한국이 유일했기 때문에, 오해의 여지도 충분했다.

 

단순히 이기기만 하는 게 아니라, 대단하다고 생각하게 만들고 싶다. 싸운 상대가 '앞으로 30년은 일본에 손을 댈 수 없겠구나'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이기고 싶다고 생각한다.

 

ただ勝つだけじゃなく、すごいと思わせたい。

戦った相手が 向こう30年は日本に手は出せないなという感じで勝ちたいと思う。

 

요미우리 신문 사장이자 1934년 미국 올스타 팀의 방문 때 만든 팀으로 도쿄 교진군을 창설함으로써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일본 프로야구의 토대를 만든 쇼리키 마츠타로는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이는 지난 100년 동안 일본야구의 신조로 이어져왔다.

 

"언젠가 반드시 미국을 넘어서야 한다. 야구로 미국을 이기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국제화를 이루는 길이다"

 

2006년에 시작된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은 드디어 탄생한 진정한 야구 월드컵이었다. 그동안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국제대회 참가를 막았던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직접 대회를 만들어 처음으로 참가를 허락한 대회였다.

 

일본은 메이저리그 선수 중 스즈키 이치로(시애틀)와 오츠카 아키노리(텍사스)가 참가했다. 일본 부동의 4번 타자인 마츠이 히데키(뉴욕 양키스)가 팀의 압박에 굴복해 출전을 포기하면서, 일본 야구계에서 둘의 위상 차이는 더 극명해졌다.

 

일본은 1라운드에서 한국에게 패했고, 2라운드에서도 미국과 한국에게 패해 탈락 위기에 몰렸다(미국전에서는 승패를 가른 오심이 있었다). 하지만 마지막 경기에서 멕시코가 미국을 잡아준 덕분에, 극적으로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준결승 상대는 한국이었다. 한국은 6회까지 0-0으로 팽팽했지만 7회에 구원 등판을 한 김병현이 무너졌다. 일본은 결승에서 쿠바를 꺾었고, 1회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MVP는 마츠자카 다이스케(세이부)였다.

 

이치로에서 오타니로 이어지다

 

20092회 대회 때 일본은 이치로와 함께, 지난 대회 MVP이자 그 사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2007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달성한 마츠자카 다이스케(보스턴), 포수 조지마 겐지(시애틀), 이와무라 아키노리(탬파베이), 후쿠도메 고스케(시카고 컵스)가 참가했다.

 

1라운드와 2라운드에서 한국과 각각 11패를 한 일본은, 준결승에서 만난 미국을 격파했다. 마츠자카의 역투 덕분이었다.

 

결승 상대는 베네수엘라를 꺾고 올라온 한국이었다. 한국은 9회말 21,2루에서 이범호가 다르빗슈를 상대로 동점 적시타를 때려냈지만, 10회초 임창용이 이치로에게 결승 적시타를 맞았다. 다르빗슈는 10회말을 무실점으로 마무리했다. 2회 대회 우승도 일본이었다.

 

하지만 대회가 끝나고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두 대회 연속으로 MVP가 된 마츠자카는 대회에서 당한 부상으로 인해 흔들렸고, 보스턴 구단과도 갈라섰다. 두 대회 연속으로 결승에 오르지 못한 미국, 푸에르토리코, 도미니카공화국, 베네수엘라 선수들은 3회 대회부터 더 적극적으로 참가했다. 반면 일본은 3회 대회에 메이저리거가 한 명도 없었고, 4회 대회 때도 아오키 노리치카(휴스턴) 한 명이었다. 결과는 두 대회 연속 3위였다.

 

일본의 분위기가 바뀐 건 2023년이었다. 1회 대회 때 이치로가 상대를 자극할 수도 있는 발언으로 일본 팀을 뭉치게 했다면, 이번에는 오타니가 솔선수범했다.

 

오타니는 2022년 여름부터 선수들에게 참가 독촉 전화를 돌렸고, 닛폰햄 시절의 스승인 구리야마 감독과 함께 첫 혼혈 선수(라스 눗바)도 직접 골랐다. 오타니는 2022년에 규정 타석과 규정 이닝을 모두 달성하는 사상 초유의 일을 해냈기 때문에 휴식이 필요해 보였다. 하지만 오타니의 사전에 대회 불참이라는 단어는 없었다.

 

대회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지고 가장 빠른 타구를 날렸으며, 가장 멀리 날아간 홈런을 친 오타니는 미국과 결승전을 앞두고 클럽하우스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딱 하나만 말씀드려도 될까요? 동경하는 것을 그만둡시다. 1루에 골드슈미트가 있고, 외야를 보면 마이크 트라웃이 있고, 무키 베츠도 있습니다. 야구를 해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들어봤을 법한 선수들이죠.

 

하지만 오늘 하루만큼은, 그들을 동경하게 되면 넘어서지 못합니다. 우리는 오늘 그들을 넘어서기 위해, 정점에 서기 위해 왔습니다.

 

오늘 하루만은 그들에 대한 동경을 버리고, 오직 이기는 것만 생각합시다. , 갑시다!

 

僕から一個だけ。憧れるのを、やめましょう。

 

ファーストにゴールドシュミットがいたり、センターを見ればマイク・トラウトがいたり、外野にムーキー・ベッツがいたり。野球をやっていれば、誰しもが聞いたことがあるような選手たちがいると思うんですけど。

 

今日一日だけは、憧れてしまったら、超えられないんで。 僕らは今日、超えるために、トップになるために来たので。

 

今日一日だけは、彼らへの憧れを捨てて、勝つことだけ考えていきましょう。 さあ、行こう!

 

일본이 3-2로 앞선 9회초. 지명타자로 시작한 오타니는 마운드에 올라왔다. 첫 타자(제프 맥닐)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무키 베츠를 병살타로 잡아 2아웃. 오타니의 마지막 상대는 운명적이게도 팀 동료이자 미국 팀의 주장인 마이크 트라웃이었다.

 

풀카운트에서 오타니가 던진 바깥쪽 스위퍼에 트라웃이 헛스윙을 하면서 일본은 3번째 우승을 차지했다MVP는 오타니였다.

 

이번 대회 일본은 최고의 전력을 구축했다. 투수 오타니가 빠졌지만 타자 오타니가 참가하며, 지난해 월드시리즈 MVP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에이스를 책임진다.

 

이마나가 쇼타, 센가 코다이, 이마이 타츠야, 마츠이 유키 등의 메이저리그 투수들이 불참하고 한신의 에이스 듀오(사이키 히로토 & 무라카미 쇼키)도 빠졌지만, 스즈키 세이야와 요시다 마사타카, 새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무라카미 무네타카와 오카모토 카즈마가 모두 출전해, 역대 최고의 타선을 구축했다. 관건은 준결승 또는 결승에서 만나게 될 폴 스킨스(미국)와 크리스토버 산체스(도미니카)를 극복할 수 있느냐다.

 

WBC는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선수 노조가 이익의 절반을 가져가기 때문에, 일본의 경제적인 이득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 하지만 WBC는 일본이 가장 진심으로 임하는 대회이며, 대회에 임하는 선수들의 진심은 일본의 야구 열기로 이어지고 있다.

 

일본은 이치로와 함께 1,2회 대회를 우승했고 이제는 오타니와 함께 두 번째 2연패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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