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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오타니의 ‘처음이라고 말하고 싶은 두 번째 순간’

카드 읽어주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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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2-19 19:30:19
만약에 죽은 뒤 다시 환생을 할 수 있다면, 건강한 남자로 태어나고 싶다
태어나서 25살 때 22살이나 23살쯤 되는 아가씨와 연애를 하고 싶다. 벌벌 떨지 않고 잘할 것이다.

 

 

오타니의 ‘처음이라고 말하고 싶은 두 번째 순간’

동화 <강아지똥>의 저자이자 아동문학가인 故 권정생(1937~2007) 선생님의 글귀다. 선생님도 인생을 살면서 처음이라 미숙한 점이 많아 후회스러운 일이 많았다는 자조 섞인 고백이리라.

 

 

 

 

 

오타니의 ‘처음이라고 말하고 싶은 두 번째 순간’

© New York Post

 

 

우리는 충분히 준비되지 않은 채로 처음이라 불리는 순간들과 자주 맞닥뜨린다. 실수로 얼룩진 우리네 처음은 종종 후회의 감정을 동반하곤 한다. 다음엔 더 잘하리라는 다짐과 함께.

 

그래서일까? 초등학교 2학년 학생은 갓 입학한 1학년 학생보다 키가 한 뼘 더 자라 있고, 2년 차 회사원은 1년 차 신입사원보다 모든 면에서 안정과 여유가 느껴진다. 프로야구 2년 차 선수들은 신인 시절 약점을 보완해 더 좋은 성적을 거두기도 하고, 두 번째 가는 여행지에서의 발걸음은 처음보다 더 당당하고 용감해지기 마련이다.

 

사람들은 처음이라 불리는 순간들을 경험하며 훗날 그 기억들에 많은 의미를 부여하지만, ‘두 번째란 모든 사람들에게 당연히 주어지는 것이 아니기에 오히려 처음보다 더 애틋하고 간절하다.

 

 

 

 

 

 

 

오타니의 ‘처음이라고 말하고 싶은 두 번째 순간’

© BBC News

 

 

정든 팀과 팬들을 떠나 새 둥지를 튼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오타니 쇼헤이는 2018년부터 2023년까지 투·타 겸업을 보장해준 LA 에인절스에 6년간 몸담았다. 2023 시즌이 끝나자 FA 자격을 갖추게 된 오타니의 행선지에 대한 추측성 보도가 쏟아졌고, 마침내 오타니가 1210LA 다저스와 107억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에 계약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이어 다저스 구단은 1214일 오타니 쇼헤이의 공식 입단식을 열었다.

 

팔꿈치 부상을 안고 있었지만, 오타니는 이적 첫해부터 기대에 부응했다. 0.310의 타율과 130개의 타점. 54개의 홈런과 59개의 도루. 그야말로 전 세계 야구계를 평정했다. 팔꿈치 부상으로 인해 자신의 상징이던 투·타 겸업을 포기하고도, MLB 최초 50홈런·50도루 클럽 가입, 내셔널리그 MVP라는 금자탑을 쌓은 것이다.

 
 
 

 

 

 
 

https://youtu.be/FsTKfBixE8c

© ESPN YouTube(오타니 쇼헤이의 LA 다저스 공식 입단식 영상)

 

 

 

오타니 본인도 이런 만화 같은 성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

 

오타니는 자신의 MLB 커리어 두 번째 팀인 다저스 입단식에서 떨리는 목소리로 승리를 목표로 하는 명확한 비전과 풍부한 구단 역사를 가진 다저스의 일원으로 합류하여 매우 기쁘고 흥분된다는 소감을 밝혔었다. 분명 자신의 가치를 알아봐 준 다저스 구단과 팬들에 대한 감사와 기대감, 그리고 6년간 자신을 사랑해준 에인절스 구단과 팬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공존했을 것이다.

 

누구에게나 이 주는 의미는 남다를 것이다. 우리네 은 설렘과 더불어 어리숙함과 미숙함, 약간의 후회, 실수해도 너그러이 용서되는 어떤 감정의 중간 즈음으로 기억되곤 한다. 하지만 오타니는 매 타석, 매 이닝을 처음이자 마지막이라는 자세로 임한다. 그래서인지 오타니의 에서는 비장함과 경건함까지 느껴진다.

 

 

 

 

 

 
오타니의 ‘처음이라고 말하고 싶은 두 번째 순간’

© Baseball America

 
 
오타니에게 다저스 입단은 처음이라고 말하고 싶은 두 번째 순간이었을지 모를 일이다. 그렇다고 에인절스에서의 시간이 평가절하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에인절스에서도 리그 MVP2번이나 수상했을 정도로 훌륭한 성적을 거두었기 때문이다. ‘에인절스에서의 오타니가 있었기에 지금 다저스의 오타니가 있는 것이 아닐까?

 

만약 앞으로 오타니가 슬럼프에 빠진다면, 에인절스에서의 처음, 다저스에서의 또 다른 처음을 떠올리며 슬럼프에서 벗어나면 좋겠다. 어쨌든 오타니는 두 번째 팀 다저스에서도 벌벌 떨지 않고 잘 해내고 있다. 마치 ‘야구의 신’이라 불렸던 베이브 루스(Babe Ruth)가 환생한 것처럼.

 

 

 

 

 

 

카드 읽어주는 남자 ①

 

 

오타니의 ‘처음이라고 말하고 싶은 두 번째 순간’

© 2023 TOPPS NOW OFF SEASON BLUE(/49) : SHOHEI OHTANI <본인 소장>

 
 

美 스포츠카드 브랜드인 탑스(Topps)社에서 발매한 오타니 쇼헤이의 LA 다저스 입단을 기념하는 카드다. 일반적인 스포츠카드는 하비 박스(Hobby Box)에 든 팩에서 획득할 수 있지만, ‘Topps NOW’ 브랜드는 스포츠·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특별한 기록이 달성됐거나 큰 이슈·이벤트가 생겼을 때, 이를 기념하기 위해 구매자를 모집해 해당 수량만큼만 한정 생산하는 방식이다. 위 카드는 49장 한정 카드로, 美 스포츠카드 그레이딩 업체인 Beckett社의 인증을 받았다.

 

 

 

 

 

 

오타니의 ‘처음이라고 말하고 싶은 두 번째 순간’

 © Topps NOW <Front>

 

 

 

오타니의 ‘처음이라고 말하고 싶은 두 번째 순간’
 © Topps NOW <Back>

 

 

 

  • Two-way superstar Shohei Ohtani was officially introduced as a member of the Los Angeles Dodgers on Thursday.

 

  • 이도류(二刀流)’ 오타니 쇼헤이가 LA 다저스의 일원이 되었음이 목요일 공식적으로 발표되었습니다.

 

 

  • Sporting the Dodgers uniform for the first time, the reigning AL MVP Award winner was on hand at Chavez Ravine to speak on his decision to sign with the Club.

 

  • 아메리칸 리그 MVP 수상자인 그는 처음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차베스 래빈*에서 다저스와 계약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 자랑스럽게 이야기했습니다.

   * 차베스 래빈(Chavez Ravine) : 다저스 홈구장의 애칭(다저 스타디움이 위치한 지역의 과거 명칭)

 

 

  • After the superstar inked the largest contract in North American sports history, Manager Dave Roberts expressed his excitement, “I'm still in the pinch-me phase to be quite honest,” Roberts Said. “This is what we dream of. It's a great day in Baseball, Dodgers history.”

 

  • 북미 스포츠 역사상 최대 규모의 계약이 체결된 후 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솔직히 난 아직도 꿈인지 생신지 볼을 꼬집어 봐야 될 거 같아요, 이건 우리가 꿈꾸던 거예요. 야구와 다저스 역사상 위대한 날입니다.”

 

 

 

※ 일부 오역과 의역이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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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붃낭
2025-02-20 01:21:50 수정
1년 전 수정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커쇼는직구
2025-02-20 01:43:18
1년 전

처음이 아니라 두번째에 대한 얘기가 인상 깊네요 ㅎㅎ

좋은 글 감사합니다~

김덕수
2025-02-20 02:17:18
1년 전

좋은 글 감사합니다..

운동마늘
2025-02-25 05:40:46
1년 전

양질의 컨텐츠 감사합니다!

데코삥
2025-03-01 03:45:53
1년 전

다저스 입단 발표 때 생각나네요... 놀라기도 놀랐고 여러모로 팬들도 감회가 남달랐던 ... 

runner
2025-03-15 12:49:36
1년 전

모두에게 처음은 있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는 선수의 처음을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은 참 행복한 일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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