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cci : 2004년경 핑크 실크 드레스
톰 포드(Tom Ford)는 구찌의 창의 디렉터로 재임 중 1970년대 미학을 현대식으로 재해석했다. 벨벳과 가죽 같은 풍성한 소재로 몸의 곡선을 부각하는 시각적 여성성을 만들었는데, 이는 당시 9·11 테러 이후 침체된 패션계에서 대담함으로 작용했다. 동시대 패스트 패션의 확산으로 럭셔리 브랜드의 위상이 모조품과 혼동되는 가운데, 포드는 고급 소재와 정교한 구성으로 진정성을 지켰다. 핑크 실크 드레스는 포드의 마지막 구찌 컬렉션인 2004년 가을·겨울 런웨이에 올랐던 옷이다. 어깨를 살짝 내린 긴 소매와 플리츠 주름은 여성스러운 움직임을 만들면서도 신체를 조이지 않는 형태다. 실크 소재의 부드러움과 시폰 장식의 대비가 이 시기 포드가 추구한 세련된 성적 매력을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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