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Faberge : 1908-1915년경 크리스탈 은제 상자
페베르제 제조소가 1908년에서 1915년 사이 모스크바에서 만든 크리스탈과 은으로 된 상자다. 깎아 만든 크리스탈 본체에 별과 다이아몬드 무늬를 새기고 은 뚜껑을 얹었으며, 뚜껑 안쪽에 "K. Faberge"와 러시아 황실 인가 문양이 각인돼 있다. 페베르제 모스크바 공방은 20세기 초 유럽 공예 예술의 정점으로 손꼽혔다. 500여 명의 공인과 장인들이 고용되어 있었으며, 미하일 페르킨(Mikhail Perkhin)과 헨릭 빅스트룀(Henrik Wigström) 같은 거장들이 복잡한 금속 세공, 에나멜 칠, 보석 세팅 기법을 아우르는 대부분의 제국 계란과 공예품들을 담당했다. 페베르제의 크리스탈 작품들은 암정 같은 원석과 다양한 반귀석을 소재로 했으며, 각 조각은 정밀한 기술과 미적 감각의 결합이었다. 20세기 초 러시아 공예는 전통 장인 정신과 현대적 설계가 만나는 지점이었다. 페베르제 공방의 작품들은 황실과 귀족층의 취향을 반영했으며, 이 시기는 모더니즘 운동과 함께 장식 미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던 시대였다. 모스크바 은세공의 순도 기준인 84 표기와 함께 이루어진 이 상자는, 제국 말기 러시아 공예품의 정교함을 전해주는 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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