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애틀 3인방' 중에 운동능력 짱이던 스몰츠

788 views

얼마전 김형준 위원이 쓴 글을 재밌게 읽다 보니 그 대단했던 3명의 투수들에 대한 기억이 소록소록 떠올랐습니다.

1990년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전성기를 이끈 그렉 매덕스, 톰 글래빈, 존 스몰츠는 메이저리그(MLB) 역사상 손꼽히는 원-투-쓰리 펀치였습니다. 'Big Three'라고 불리곤 했습니다.

ⓒ'빅3'로 불리던 90년대 애틀랜타 3인방, 사진 좌로부터 글래빈-스몰츠-매덕스

조합도 대단히 흥미로웠습니다.

오른손 기교파의 대명사 매덕스와 왼손 기교파에 투사인 매덕스, 그리고 강력한 구위의 우완 정통파 스몰츠. 3연전에 이들을 연속으로 만나기라도 하면 상대 팀은 시작도 전에 패닉에 빠지곤 했습니다.

스포츠조선 특파원 당시 박찬호와 봉중근 취재하러 애틀랜타를 자주 찾았고, 이들 세 명 투수와도 종종 만났습니다.

저를 '퍼펙트게임' 투수 데니스 마르티네스와 똑 닮았다던 매덕스를 비롯해 이들을 접하고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셋의 분위기는 '정말 달라도 이렇게 다를 수 없다!' 였습니다.

매덕스는 영악했습니다.

투구하는 것만 봐도 그가 얼마나 머리가 좋은지 느끼지만, 달변에다가 단어 선택이나 구사력 등도 대단했습니다. 그래서 '프로페서'라는 별명이 붙은 반면 승부욕도 대단해서 그의 이름을 따서 'Mad Dog', 즉 미친개라고 불리기도 했습니다. 국내팬들이 '덕수옹'이라고 부르기도 했던 매덕스는 그렇게 변신이 가능했던, 그리고 유머 감각도 넘치던 친구였습니다.

글래빈은 과묵하면서도 뚝심이 느껴졌습니다.

아이스하키 NHL 드래프트에 뽑혔을 정도로 '하키 멘탈리티'를 지닌 그는 셋 중에서 상대적으로 공이 느렸지만, 정교하고도 가장 공격적인 피칭을 했습니다. 과묵해서 필요한 말만 하는 정도였지만, 팀의 선수협 회장을 지낼 정도로 반골 기질도 있었습니다. 동료들은 그를 '글래브'라는 애칭으로 불렀습니다.

'야구를 향한 나의 투혼은 스피드건에 찍히지 않는다'라는 명언을 남긴 투수죠.

ⓒMLB애서 유일하게 200승+ 150세이브+ 를 달성한 존 스몰츠 투수

그리고 스몰츠는 거구(190cm-95kg)의 정통파투수였지만 상당히 내성적인 성격이었습니다.

낯을 좀 가리는 성격이었지만 친해지면 또 굉장히 장난기도 많았고, 엄청난 구위에 비해 온순한 성격으로 기억합니다. 동료들은 그의 이름을 따서 '스몰지'라고 불렀고, 만화속 거대 강아지 캐릭터인 '마마듀크'가 팬들이 부르는 애칭이기도 했습니다.

스몰츠의 경기를 처음 현장에서 본 것은 1991년 월드시리즈 취재 때였습니다.

아직 영건이던 스몰츠는 4차전 선발로 7이닝 2실점하며 팀의 3-2 승리에 기여했고, 7차전에서는 7.1이닝 무실점의 역투를 이어갔습니다.

4차전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미네소타 선발 잭 모리스와 펼쳤던 불같은 투수전 7차전은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신예와 베테랑의 맞대결이었는데, 스몰츠가 8회 내려간 후에도 계속 던진 모리스가

연장 10회 1-0 완봉승을 거둔 바로 그 경기였습니다. 모리스의 엄청난 피칭도 놀라웠지만, 당시 24세이던 스몰츠의 강력했던 구위는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들 셋은 엄청난 투수이기도 했지만 골프 실력으로도 유명했습니다.

모두 로우 싱글의 실력자들이었고, 골프 핸디캡으로는 간발의 차이긴 하지만 스몰츠-매덕스-글래빈 순이었습니다. 선수 시절 스몰츠의 핸디캡은 +2.

그런데 셋이 골프 내기를 하면 스몰츠가 이기는 적은 드물었다고 합니다. 약간의 새가슴과 허당기가 스몰츠는 있었습니다.